사무엘상 6장 & 성경주석

<사무엘상 6장 흐름정리>

독종 재앙이 점점 더 심해지자 블레셋의 종교 지도자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속건제를 드리고 언약궤를 이스라엘에 돌려 보내기로 작정했다. 여기서 그들이 독종의 재앙을 출애굽 당시 애굽과 임했던 재앙들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6절). 언약궤를 실은 암소가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유다 북쪽 경계 지역에 위치한 벧세메스로 올라감으로써, 그 재앙이 하나님의 심판이었다는 사실이 확실히 입증되었다. 그러나 재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를 불경스러운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 본 벧세메스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음을 당한 것이다.

<사무엘상 6장 줄거리>

1. 일곱달 후에 블레셋 사람이 궤를 돌려보낼 방법에 대해 자문을 구함.

10. 블레셋 사람들이 예물과 함께 궤를 새 수레에 실어 벧세메스로 보냄.

19. 궤를 들여다본 고로 그곳 사람들이 죽임을 당함.

21. 기럇여아림 거민에게 사람을 보내 궤를 가져가도록 함.

<사무엘상 6장 개역한글>   

1. 여호와의 궤가 블레셋 사람의 지방에 있은지 일곱 달이라

2. 블레셋 사람이 제사장들과 복술자들을 불러서 이르되 우리가 여호와의 궤를 어떻게 할꼬 그것을 어떻게 본처로 보낼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라

3. 그들이 가로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보내려거든 거저 보내지 말고 그에게 속건제를 드려야 할찌니라 그리하면 병도 낫고 그 손을 너희에게서 옮기지 아니하는 연고도 알리라

4. 그들이 가로되 무엇으로 그에게 드릴 속건제를 삼을꼬 가로되 블레셋 사람의 방백의 수효대로 금독종 다섯과 금쥐 다섯이라야 하리니 너희와 너희 방백에게 내린 재앙이 일반임이니라

5. 그러므로 너희는 너희 독종의 형상과 땅을 해롭게 하는 쥐의 형상을 만들어 이스라엘 신께 영화를 돌리라 그가 혹 그 손을 너희와 너희 신들과 너희 땅에서 경하게 하실까 하노라

6. 애굽인과 바로가 그 마음을 강퍅케 한것 같이 어찌하여 너희가 너희 마음을 강퍅케 하겠느냐 그가 그들 중에서 기이하게 행한 후에 그들이 백성을 가게 하므로 백성이 떠나지 아니하였느냐

7. 그러므로 새 수레를 만들고 멍에 메어 보지 아니한 젖 나는 소 둘을 끌어다가 수레를 소에 메우고 그 송아지들은 떼어 집으로 돌려 보내고

8. 여호와의 궤를 가져다가 수레에 싣고 속건제 드릴 금 보물은 상자에 담아 궤 곁에 두고 그것을 보내어 가게하고

9. 보아서 궤가 그 본 지경길로 올라가서 벧세메스로 가면 이 큰 재앙은 그가 우리에게 내린 것이요 그렇지 아니하면 우리를 친 것이 그 손이 아니요 우연히 만난 것인줄 알리라

10. 그 사람들이 그 같이 하여 젖나는 소 둘을 끌어다가 수레를 메우고 송아지들은 집에 가두고

11. 여호와의 궤와 및 금쥐와 그들의 독종의 형상을 담은 상자를 수레 위에 실으니

12. 암소가 벧세메스 길로 바로 행하여 대로로 가며 갈 때에 울고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블레셋 방백들은 벧세메스 경계까지 따라 가니라

13. 벧세메스 사람들이 골짜기에서 밀을 베다가 눈을 들어 궤를 보고 그것의 보임을 기뻐하더니

14. 수레가 벧세메스 사람 여호수아의 밭 큰 돌 있는 곳에 이르러 선지라 무리가 수레의 나무를 패고 그 소를 번제로 여호와께 드리고

15. 레위인은 여호와의 궤와 그 궤와 함께 있는 금 보물 담긴 상자를 내려다가 큰 돌 위에 두매 그 날에 벧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께 번제와 다른 제를 드리니라

16. 블레셋 다섯 방백이 이것을 보고 그 날에 에그론으로 돌아갔더라

17. 블레셋 사람이 여호와께 속건제로 드린 금독종은 이러하니 아스돗을 위하여 하나요 가사를 위하여 하나요 아스글론을 위하여 하나요 가드를 위하여 하나요 에그론을 위하여 하나이며

18. 드린바 금쥐는 여호와의 궤를 놓은 큰 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견고한 성읍과 시골 동리 곧 다섯 방백에게 속한 사람의 모든 성읍의 수효대로였더라 그 돌은 벧세메스 사람 여호수아의 밭에 오늘까지 있더라

19. 벧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 본고로 그들을 치사 （오만）칠십인을 죽이신지라 여호와께서 백성을 쳐서 크게 살륙하셨으므로 백성이 애곡하였더라

20. 벧세메스 사람들이 가로되 이 거룩하신 하나님 여호와 앞에 누가 능히 서리요 그를 우리에게서 뉘게로 가시게 할꼬 하고

21. 사자들을 기럇여아림 거민에게 보내어 가로되 블레셋 사람이 여호와의 궤를 도로 가져왔으니 너희는 내려와서 그것을 너희에게로 옮겨가라

<사무엘상 6장 성경주석>

6:2 제사장들과 복술자들.

 궤가 블레셋 땅에 일곱 달 동안 있었다. 세 성읍 곧 아스돗, 가드, 에그론(참조 5:5~12) 거민이 무서운 재앙으로 고통당했고, 그 땅은 쥐로 들끓었고 곡식은 다 망쳐졌다(5절). 고대인에게 쥐는 전염병의 상징이었고 애굽 상형문자에도 그렇게 나타난다. 블레셋 방백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자기들의 술사들을 찾았다. 이 “복술자들”은 자연 현상과 징조들을 연구하였다. 그들은 희생제물의 내장(內臟)을 조사했는데, 이것이 소위 바벨론 사람의 “간장(肝臟) 징후들”이라는 것이다. 또 그들은 새의 비상(飛翔), 부적의 낙하, 꽃의 움직임 등을 관찰했다. 모든 것을 두 부류 즉 행운과 불행, 선과 악, 좋은 운수와 나쁜 운수로 나누는 것이 점성술사, 예언자, 영매, 점쟁이의 책임이었다. 여호와께서는 그의 백성들에게 복술을 하지 말라고 특별히 명령하셨다(신 18:10~12). 모압 왕 발락이 이스라엘을 저주하라고 불러들인 여호와의 배도한 선지자 발람은 이스라엘을 해할 사술이나 복술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민 23:23). 그러나 명백하게도 사울은 주변 민족의 관행에 영향을 받아, 하나님의 권면이 없자 자포자기하여 엔돌의 여인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삼상 28장).우리가…어떻게 할꼬. 근동의 국가들에서는 왕조차도 먼저 술사들과 상의하지 않고는 감히 전쟁에 나가지 않았다. 오늘날 미개한 부족에서 주술사보다 더 존경받고 두려워하는 대상은 없다. 블레셋 방백들이 따라야 할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해 복술자에게 조언을 구한 것은 당시의 관습에 완전히 조화된다. 

6:3 거저 보내지 말고.

 제사장들과 복술자들의 대답은 궤가 복귀되어야 할 뿐 아니라 진노한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진정시키고 그가 재앙을 멈추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궤가 돌려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필수 사항은 “금독종 다섯과 금쥐 다섯”으로 된 속건제물이었다. 고통당하고 있는 재앙을 대표하는 형상을 딴 서원제로 신의 노여움을 풀어 보려는 시도는 이교 국가들에서는 흔한 관습이었다. 이런 관습이 속건제물에 관해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명령과 얼마나 다른가! 만일 누가 “여호와의 성물에 대하여” 부지중에 죄를 지었다면 양떼 중에서 흠 없는 숫양을 제사장에게 가져와야 했다(레 5:14~19). 재산상 피해에 대한 완전한 변제가 이 제물에 부가되었는데, 거기에는 추정되는 피해액뿐만 아니라 그것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벌금까지 포함되었다. 

6:5 영화를 돌리라.

 곧 “재앙의 원인이 무엇이든 재앙을 멈추게 한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에게서 치료책을 찾아라.” 모든 이가 제사장들의 조언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이교적 신앙은 비굴하고 이기적인 두려움의 신앙이었다. 블레셋 사람들은 여전히 다곤에게 충성하면서도 최근 일로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두려워했는데, 처한 어려움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그들은 궤를 없애기를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궤를 사로잡았다는 것 때문에 우쭐함이 그들의 마음에 일렁였다.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이 다곤에게는 불경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수 세기 후에 느부갓네살이 창조주의 초자연적 능력을 확신하면서도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예배 형식을 기꺼이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이 최종적인 협의에 앞서 그들은 여호와의 궤를 한 성읍에서 다른 성읍으로 보내는 등 여러 수단을 시도해 보았다. 

6:6 너희 마음을 강퍅케 하겠느냐.

 복술자들은 애굽인들처럼 여호와에게 대항하지 말라고 백성들에게 경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계속된 저항으로 애굽인 자신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고통만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백성들이 처음에는 들으려 하지 않았으나 고통이 여러 주에 걸쳐 계속되자 복술자들의 조언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때때로 양심의 고통이 가장 주저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행동하게 만든다. 성령이 발람을 통해 말씀한 것처럼, 그분은 또한 복술자들을 통해서라도 블레셋 사람들에게 조언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을 통해 말씀하신다. 하나님이 블레셋 사람들을 그들이 받지 않은 빛이 아니라 받은 빛에 따라 취급했다는 사실을 이어지는 사건들이 증명한다(참조 고후 8:12). 

6:7 새 수레.

 7절 첫 부분은 문자적으로 “이제 너희를 위하여 취하고, 곧 너희를 위해 새 수레 하나와 젖 나는 소 둘을 만들라”가 된다. “취하고”와 “만들라”는 동사는 두 목적어를 함께 취한다. 따라서 블레셋 사람이 수레를 새로 제작해야 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레가 새것, 즉 전에 결코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에 강조점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들도 멍에에 길들여지지 않은 것이어야 했는데, 이것은 전혀 세속적인 일에 사용된 적이 없다는 표시다. 이것은 존경의 표시였다. 그리스도도 예루살렘에 승리의 입성을 할 때 “아직 아무 사람도 타 보지 않은”(막 11:2) 나귀 새끼를 탔다. 

6:7 그 송아지들은 떼어.

 복술자들은 관계자 모두가 납득이 가도록 송아지들을 어미로부터 떼어놓음으로써 그 재앙이 여호와에 의해 발생했는지 결정하려고 했다. 만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자신의 궤가 반송되기를 원한다면, 소들로 특이한 일, 즉 자신의 송아지들을 두고 기꺼이 떠나는 일을 하도록 할 것이다. 하나님은 진심으로 당신의 뜻을 알기 원하는 자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시험대에 오르신다. 

6:8 상자에.

 “상자”로 번역된 단어 아르가즈(’argaz)가 구약 전체에서 이곳에 딱 한 번 나온다. 아르가즈는 수레의 “상자”를 말하는 블레셋 사람의 단어로 알려져 왔다. 블레셋 사람은 결코 여호와의 궤를 열거나 그 속을 보지 않으므로(부조와 선지자, 589), 궤를 돌려받은 제사장 성읍인 벧세메스 사람들보다 더 큰 존경심을 나타냈다.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이 성물에 존경심을 나타내지 않는 것을 하나님은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지! 초자연적인 것이 나타났을 때 보이는 이교도들의 존경의 태도가 얼마나 자주 그리스도인들을 부끄럽게 하는지! 금 보물은 궤를 메고 다녔던 채나 궤를 덮었던 보자기에 단단하게 묶인 어떤 모양의 주머니 또는 가방 안에 조심스럽게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6:9 벧세메스.

 문자적으로 “태양의 집.”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들어갈 때 벧세메스라고 불린 성읍이 몇 개 있었다. 이중 하나가 잇사갈 지경에 속하며(수 19:22, 23), 갈릴리 호수에서 조금 남쪽에 있는 현재의 엘-아베이디예(el-’Abeidiyeh)로 알려진 곳에 위치한다고 추정된다. 같은 이름의 또 다른 성읍이 납달리 지경에 있었는데, 아마 갈릴리 호수 북서쪽에 위치했을 것이다(참조 수 19:38, 39; 삿 1:33). 삼상 6:9은 분명히 동일한 이름을 가진 세 번째 성읍을 지칭하는데, 이것은 유다 지파의 레위인 성읍 중 하나로 구별되어 유다의 유산 중에(수 15:10, 12) 있는 오늘날의 텔 에르-루메일레(Tell er-Rumeileh)이다(수 21:13, 16; 대상 6:59). 이곳은 왕의 식탁에 음식을 공급하는 솔로몬의 신하 중 하나인 벤데겔의 관할 구역 안에 있었고(왕상 4:9), 아마샤가 이스라엘의 요아스와의 전투에서 패한 곳이다(왕하 4:11, 13; 대하 25:21~23). 이렇듯 많은 곳이 이 이름을 지녔다는 사실은, 가나안인들이 이번 경우처럼 태양을 비롯하여 천체를 열렬히 숭배했음을 말해 준다. 이와 비슷하게 갈대아인의 우르와 하란은 달 숭배 중심지였다. 

  궤에 동반된 초자연적 힘을 확신한 블레셋 복술자들은 법궤가 이스라엘에서 가장 가까운 제사장 성읍인 벧세메스로 돌아가도록 준비했다. 만약 멍에를 메보지 않은 암소들이 새끼를 뒤로하고 수레를 곧장 이 레위인 성읍으로 끌고 가면, 궤 또는 그 궤의 하나님이 틀림없이 자신들에게 닥친 재앙의 원인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6:12 바로 행하여.

 이 말은 문자적으로 “벧세메스로 가는 길로 곧바로 행하여” 즉 에그론에서 벧세메스로 가는 직선로 곧 “대로를 따라” 행하여. 오직 초자연적인 힘만이 소들이 치우치지 않고 계속 그 길을 가게 할 것이었다. 블레셋 방백들은 그 소들을 몰지 않고 단지 뒤에 “따라”갔다. 소들이 멍에를 한번도 메보지 않았다(7절)는 사실은 그들이 이 길을 전에 가 보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다곤의 숭배자들에게 이보다 더 강력한 호소가 또 어디 있겠는가! 만일 이 말 못하는 짐승이 본성에 반하여 보이지 않는 안내자를 따른다면, 지성의 축복을 풍성히 누리는 인간이 본성의 자만심과 민족적 전통을 버리고 재앙과 그 쥐들을 통제할 수 있는 그분의 안내에 왜 굴복할 수 없는가? 발람은 왜 길을 막고 선 여호와의 사자를 그의 노새가 쉽게 본 것처럼 보지 못했는가? 오늘날 사람들이 사단의 취면술의 영향 아래 그 악한 자가 보기를 원하는 것만을 보면서 자신들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그 속박을 풀기 위해 하나님이 가까이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거의 깨닫지 못한다. 

6:13 밀을 베다가.

 밀 추수가 연중 봄에, 즉 유월절과 칠칠절(혹은 오순절) 사이에 있고, 궤가 일곱 달 동안 블레셋 수중에 있었으므로, 궤를 빼앗긴 전투는 지난 가을 즉 대략 장막절 시기에 있었다. 그러므로 그 축제로 인해 많은 사람이 실로에 있었고 침략자들에 대항하여 이스라엘을 지키는 일을 도왔을 것이다. 블레셋의 승전을 듣고 그들은 각 지파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도피하였을 것이다(참조 4:10).

  벧세메스 사람들이 들에서 수확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아마 오늘날의 팔레스타인에서처럼 주로 낫과 갈퀴를 사용했을 것이다. 성읍 자체에는 경작지가 없었다. 밭은 울타리가 아니라 작은 경계석이나 이정표로 구분되었다. 그 지역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어디서 한 밭이 끝나고 다른 밭이 시작되는지 알 수 없었다. 

6:14 큰 돌.

 아마 대로에 인접한 여호수아의 밭에. 이 돌의 바로 옆에 소가 멈추어 섰다. 벧세메스는 레위인 성읍이었고 그곳 사람들에게는 궤를 돌볼 권한과 책임이 둘 다 있었다. 그곳에 성막이 없었으므로 레위인들은 그 거룩한 궤를 블레셋인들의 속건제물과 함께 그 큰 돌 위에 두고 소를 잡아 여호와께 번제를 드렸다. 벧세메스가 계곡의 가운데로 대로가 뚫린 지역인 셰펠라 곧 구릉지대의 중심부에 있었으므로 이 돌은 아마 비탈의 한쪽에 돌출해 있어서 위쪽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아래쪽에서는 길에서 위쪽으로 몇 미터 떨어져 있었을 것이다. 

6:16 에그론으로 돌아갔더라.

 블레셋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역전(逆轉, anticlimax)의 순간인가! 그들은 아스돗의 신전에서 다곤이 여호와에게 굴복한 것을 목격하였다. 유다로 궤를 돌려보낼 때 초자연적인 힘이 소들을 안내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들은 전염병을 멈추게 하고 치료하는 일에 아직도 나타나고 있는 하나님의 통어하는 능력을 목도했다. 그들은 그날 기이한 일들을 보고 만족했지만 돌이켜 자신들의 신과 백성에게로 돌아갔다. 

6:18 큰 돌.

 (「제임스왕역」에는 “great stone of Abel”[아벨의 큰 돌]이라고 되어 있음－역자 주). 문자적으로, 여호와의 궤를 놓은 “큰 아벨.” “~의 돌”이라는 말은 첨가된 것이다. 대부분의 주석자들은 아벨(’abel)이라는 단어가 “돌”을 뜻하는 에벤(’eben)이 되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아벨이라는 단어는 “한탄하다”라는 뜻의 동사 아발(’abal)에서 파생했지만 “시내”, “개울” 또는 “초원”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벨벳마아가(왕하 15:29), 아벨마임(대하 16:4) 등과 같이, 다른 단어와 합성하여 여러 성읍에 대한 지명으로 사용된 것 외에는 이 단어가 딱 한 곳에 등장한다. 「제임스왕역」의 삿 11:33에서 이 단어가 “포도원의 평지”로 번역되었는데, 「개역한글판」과 「개역표준역」에는 다른 성읍 이름인 “아벨 그라밈”(Abel-keramim)으로 번역되었다. 논의 중인 본 성경절에서 아벨은 다른 말과 합성되어 있지 않지만 “큰”이라는 형용사가 수식하고 있다. 14절과 15절은 궤가 놓였던 큰 에벤, 곧 “큰 돌”에 대해 언급하고, 17절과 18절은 이 사건과 관련된 기념물들을 자세히 논하고 있기 때문에 여호수아의 밭에 있던 돌은 단지 여기에 기록된 다른 기념물과 함께 언급된 것이 분명하다. 

6:19 들여다본 고로.

 불경스럽게 손으로 만지거나 들여다보면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었다(참조 민 4:20).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엄격하게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었다. 나답과 아비후는 비록 제사장이었지만 경외심 부족에 대해 죽음의 대가를 치렀다. 

6:19 (오만) 칠십 인.

 (「제임스왕역」에는 “오만 인 그리고 칠십 인”이라고 되어 있음－역자 주). 문자적으로 “칠십 인, 오만 인.” 히브리어 본문에는 “그리고”(and)라는 접속사가 없다. 정상적인 히브리어 구문과는 반대로 여기서는 작은 숫자가 먼저 나온다. 이 특이한 어순이 본 절의 번역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여호와께서 칠십 인을 치셨다. 천 명 중에 오십 인을 [치셨다]” 또는 “여호와께서 오만 인 중에 칠십 인을 치셨다”로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 세 개의 잘 알려진 히브리어 사본은 “오만”(fifty thousand)이란 말을 생략했다. 삿 6:15에서 엘레프(’elep), “천”(thousand)이 “가족”으로 번역되었다. 여기서도 이 단어를 “가족”으로 번역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본문은 “여호와께서 백성들을 치사 오십 가족 중에서 칠십 인을 죽이셨다”라고 된다. 대부분의 주석자들은 벧세메스 사람들 중에서 70인만이 죽임을 당했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다하더라도 벧세메스 같은 작은 성읍에서는 이 숫자도 끔찍한 재난이었을 것이다. 물론 블레셋 사람들도 이 소식을 들었고 자신들이 궤를 들여다보지 않고 경의를 표한 것을 하나님이 존중했다는 또 하나의 증거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6:21 기럇여아림.

 문자적으로 “숲의 성읍.” 이곳은 여리고 멸망 후 여호수아에게 보호를 청했던 기브온 성읍 중 하나로(수 9:17), 유다 지파가 받은 땅 중에 수록되어 있다(수 15:9). 이곳은 벧세메스에서 약 14.4킬로미터 떨어진 예루살렘 근처 산악 지대의 서쪽 비탈에 있다. 궤가 블레셋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안전하다는 느낌이 기럇여아림 성읍에 보낸 전갈(傳喝)에 암시되어 있다. 더 높은 산악 지대에 있는 기럇여아림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릉지대에 있는 성읍보다 방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출처 :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성경주석」제3권